큇GPT(QuitGPT) 운동이란? 챗GPT 불매운동 확산 이유와 대안 AI 총정리
들어가며 — 챗GPT를 떠나는 사람들
전 세계 수억 명이 사용하는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그런데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이 챗GPT의 유료 구독을 취소하자는 이른바 '큇GPT(QuitGPT)' 운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일회성 해프닝이 아닙니다. SNS를 넘어 할리우드 스타와 유명 학자들까지 동참하면서 하나의 사회적 캠페인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운동이 생겨난 걸까요? 그 배경과 파장, 그리고 챗GPT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AI 서비스들까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큇GPT 운동이란 무엇인가?
'큇GPT(QuitGPT)'는 말 그대로 챗GPT를 그만 쓰자는 뜻입니다. 구독 취소(Quit)와 챗GPT를 합성한 신조어로, 챗GPT 유료 구독을 해지하고 오픈AI에 경제적 타격을 주는 방식으로 항의 의사를 표현하는 운동입니다.
이 캠페인은 한 운동가 단체가 시작했으며, 전용 홈페이지(quitgpt.org)까지 개설되었습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미 70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보이콧을 선언했다고 합니다. 엑스(X·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블루스카이 등 다양한 SNS에서 '#큇GPT(#QuitGPT)' 해시태그와 함께 구독 취소를 인증하거나 독려하는 게시물이 폭발적으로 공유되고 있습니다.
주최 측은 "오픈AI 경영진이 트럼프와 공화당, 거대 기술기업 슈퍼팩에 대한 후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할 때까지 보이콧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큇GPT 운동이 시작된 두 가지 결정적 이유
이유 1 — 오픈AI 경영진의 트럼프 지지 슈퍼팩 거액 후원
큇GPT 운동에 불을 붙인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오픈AI 경영진의 정치적 후원 행위였습니다. 그레그 브록먼 오픈AI 사장과 그의 부인 안나 브록먼이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슈퍼팩인 '마가(MAGA Inc.)'에 무려 2,500만 달러(약 360억 원)를 후원한 사실이 알려진 것입니다.
슈퍼팩(Super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은 미국에서 특정 후보나 정치 이슈를 지지하기 위해 거액의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정치 단체입니다. 브록먼 부부는 AI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슈퍼팩 '리딩더퓨처(Leading the Future)'에도 동일한 금액인 2,500만 달러를 추가 기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많은 챗GPT 이용자들, 특히 진보적 성향의 젊은 층은 이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기술 혁신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던 AI 기업 최고위 경영진이 자신들의 정치적 신념과 정반대인 정치 세력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이유 2 — ICE의 챗GPT 기술 활용 논란
두 번째 결정적 계기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챗GPT 기술을 실제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입니다. 미국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ICE는 신규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들의 이력서를 검토하는 데 GPT-4 기반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ICE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단속 정책을 실행하는 핵심 기관입니다. 많은 이민자 인권 활동가들과 시민들은 자신들이 매달 구독료를 내고 사용하는 챗GPT 기술이 결과적으로 이민자들을 탄압하는 기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했습니다.
큇GPT 운동 측은 이에 대해 "챗GPT를 본보기 삼아 ICE의 불법 행위를 묵인하는 자들에게 그들의 행위가 처벌받지 않고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할리우드 스타와 학계까지 동참한 큇GPT 캠페인
큇GPT 운동은 일반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넘어 유명 인사들로까지 확산됐습니다.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헐크 역으로 잘 알려진 배우 마크 러팔로는 인스타그램에 "챗GPT의 사장은 트럼프의 최대 후원자이며 그들의 기술은 ICE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제는 보이콧할 때다. 큇GPT"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이 게시물은 무려 4,000만 회 이상 조회됐고, 좋아요 수도 200만 개를 넘어설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학계에서도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거대 기술 기업의 폐해를 꾸준히 지적해온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 베스트셀러 '휴먼카인드'의 저자인 네덜란드 역사학자 뤼트허르 브레흐만, 배우이자 디지털 프로듀서인 브레이클리 손턴도 이 캠페인에 동참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처럼 단순한 소비자 불만을 넘어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광범위한 시민 운동으로 성격이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 이번 큇GPT 운동의 특징입니다.
챗GPT 대안으로 주목받는 AI 서비스들
큇GPT 운동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단순히 챗GPT를 그만 쓰자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실질적인 대안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구글 제미나이(Google Gemini)
구글이 개발한 AI 챗봇으로, 챗GPT와 유사한 자연어 대화 기능을 제공합니다. 구글 검색, 구글 독스, 지메일 등 구글 서비스와의 연동이 강점입니다. 이미 광범위한 사용자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챗GPT 대안으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앤트로픽 클로드(Anthropic Claude)
AI 안전 연구 기업 앤트로픽이 개발한 AI 챗봇입니다. 특히 긴 문서 처리 능력과 안전성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으로, 전문적인 작업 환경에서의 활용도가 높습니다. 오픈AI 출신 연구자들이 창업한 회사로, 안전하고 유익한 AI 개발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오픈소스 AI 모델
메타의 라마(Llama) 시리즈를 비롯한 오픈소스 AI 모델들도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소스코드가 공개되어 있어 특정 기업의 정치적 행보나 데이터 활용 방식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큇GPT 운동 지지자들에게 특히 매력적입니다.
큇GPT 운동 측은 "챗GPT 이용자는 젊고 진보적 성향이 많지만, 대안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대안 서비스로의 전환을 적극 독려하고 있습니다.
챗GPT 시장 점유율 하락 — 큇GPT 운동이 미치는 영향
큇GPT 운동은 단지 상징적인 의미에 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 시장 데이터를 보면 챗GPT의 시장 지배력이 이미 약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앱토피아(Apptopia)에 따르면, 미국 모바일 기기 기준 챗GPT의 시장 점유율은 2024년 1월 69.1%에서 2025년 1월 45.3%로 무려 약 2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불과 1년 사이에 시장 점유율이 3분의 2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입니다.
큇GPT 운동 측은 이 점을 강조하며 불매운동의 실효성을 강조합니다. 오픈AI는 현재 매출보다 지출이 많은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유료 구독자 이탈이 가속화된다면, 단순한 항의를 넘어 회사 경영에 실질적인 압박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의 챗GPT 열풍 — 큇GPT 운동은 어떤 의미인가?
한국에서도 챗GPT 사용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해왔습니다. 작년 기준 국내 챗GPT 주간 사용자 수는 1년 새 4배 늘었고, 유료 구독자도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발표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챗GPT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큇GPT 운동이 한국 이용자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습니다. AI 서비스를 선택할 때 단순히 기능의 편리함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서비스를 개발한 기업의 윤리적 행보와 정치적 영향력, 기술의 사회적 활용 방식까지 고려하는 소비 의식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AI 기술이 이민 단속, 감시, 채용 심사 등 다양한 국가 권력 행사에 활용되기 시작한 현실을 감안하면, AI 서비스의 윤리적 기준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큇GPT 운동의 한계와 과제
물론 큇GPT 운동이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첫째, 챗GPT는 이미 수많은 기업과 개인의 업무 환경에 깊숙이 통합되어 있어 단순히 구독을 해지한다고 해서 즉각적인 사용 중단이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둘째, 챗GPT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구글 제미나이나 메타의 오픈소스 모델 역시 정치적, 윤리적으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도 각자의 정치적 후원 행위나 데이터 활용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셋째, 70만 명이라는 보이콧 선언 숫자가 실제 유료 구독 해지로 이어졌는지는 아직 검증이 필요합니다. 오픈AI의 전체 유료 구독자 수에 비교하면 운동의 실질적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큇GPT 운동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AI 기업도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소비자의 감시와 평가 대상이 된다는 사실, 그리고 AI 기술의 정치적·사회적 활용 방식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비판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사회적 신호입니다.
마치며 — AI 선택도 이제는 가치의 문제
큇GPT 운동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AI 서비스는 과연 어떤 가치와 목적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가? 그 서비스를 만든 기업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습니다. AI 기술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개발하고, 누가 사용하며, 어떤 목적에 활용되느냐에 따라 AI는 인류에게 이로운 도구가 되기도 하고, 특정 권력의 편에 서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챗GPT를 계속 쓸지, 아니면 다른 대안을 선택할지는 결국 각자의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선택이 단순한 기능 비교를 넘어 기업의 윤리와 사회적 책임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 그것이 큇GPT 운동이 우리에게 남기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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